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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 산 도 / 박두진

♧ 마음의 양식 ♧/♧ 시

by ♧C"est La Vie♧ 2010. 5. 8. 12:5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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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박두진 / 청산도(靑山道)

 

산아, 우뚝 솟은 푸른 산아

철철철 흐르듯 짙 푸른 산아


숱한 나무들,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

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 오고,

등등 산을 넘어 흰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


사슴도 안 오고

바람도 안 불고

너멋 골,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


산아, 프른 산아

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

나는 가슴이 울어라


아득히 가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

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

어쩌면 만나도 질, 볼이 고운 사람이


난 혼자 그리워라

가슴으로 그리워라


티끌 부는 세상에도

벌레 같은 세상에도

눈 맑은,

가슴 맑은 보고지운 나의 사람


달밤이나 새벽녘

홀로 서서 눈물 어린 볼이 고운 나의 사람


달 가고

밤 가고

눈물도 가고

틔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


향기로운 이슬 밭 푸른 언덕을

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



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

골 넘어 뻐꾸기는 우는데

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

아우성 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


난 그리노라

너만 그리노라


혼자서 철도 없이

너만 그리노라 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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