♧ 마음의 양식 ♧/♧ 글
가을길....저 아픈길을 어찌하라고...
♧C"est La Vie♧
2006. 11. 10. 15:5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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![]() 왜냐고, 무엇 때문이냐고, 이제 묻지 않으셔도 됩니다. 언젠가는 보내야 할 낙엽을 떼어낸 나무처럼 홀가분해 지십시요. ![]() 나뭇잎은 나무를 떠나야 할 무렵 붉게 타오르지만 아직도 피가 뜨거운 나는 처음부터 불이었습니다. 태우면 상처가 남고, 태우지 못하면 그을림이 남는 사랑이지만 그래도 뜨거웠던 기억은 남겠지요. ![]() 나무 아래마다 푸르렀던 녹음이 붉게 뿌려져 있지만 쓸쓸함에 푸석거리는 여러겹의 녹음들도 이제는 그리 목말라 하지 않습니다. 뿌리에서 가장 먼 가지에 있어 익숙해진 나의 갈증은 집으로 가는 길에 내려준 몇 방울의 이슬만으로 충분하니까요. ![]() 순간에 다가온 평생 한번뿐인 사랑이라서 긴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이별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. 나무도 이별을 알지만 해마다 새싹들 키워오듯 날마다 이별의 연습중인 나의 사랑은 역동적인 행복과 슬픔이 교차되는 시간들입니다. ![]() 행위의 감동도, 격정의 시간들도 묻어도 묻혀지지 않고 언제든 생생히 살아나 나를 가라 앉히려 들겠지만 언젠가는 놓을 수 없는 좋은 기억들까지도 낙엽 속에, 하얀 눈 속에 묻힐 겁니다 ![]() 아직 하고 싶은 말도 넘치고 아쉬움에 망설여 지지만 굽이치는 아득한 길을 갈 때 그것은 나의 노래가 되어 주고 친구가 되어 나를 위로해 줄겁니다. 이제 혼자서도 길을 갈 수 있으니까요. ![]() 지금은 어느 곳을 둘러 보아도 마무리의 순간을 준비하는 모습들 뿐입니다. 일조량 부족한 잦은 빗속에서도 열매는 익어갑니다. 그것이 사람을 실망시키는 모양 일지라도 열매는 커갑니다. ![]() 한 순간에 사랑에 빠지고, 헤어나려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낙엽 속에 묻어버리려는 이 가을이 또 다른 후회의 시간으로 남겨 지더라도 그대 존재로 내 인생 미리 물들었으니 곱게 물든 낙엽처럼 눈속에 묻힌 채 겨울을 보내도 그리 춥지는 않을 겁니다. ![]() 이래도 저래도 세월은 흐르고 우리도 늙어 가지만 그래도 좋은 말만은 기억하겠습니다. 있어도 상관없고 없어도 상관없는 덤이 아니라 없어도 상관없으나 있으니 더 좋은 덤이었다고...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