◈그리움
李 基 銀
묵빛 침묵의 커튼을 내리고
오직 혼자만의 세상에 들어서면
고즈넉이 반겨주는 이
당신입니다.
생각의 끝을 여미며
쭈뼛대는 소심함에
더욱더 부드러운 손길로
가만 가만 어루만져 주는 이
당신입니다.
잠이 드는 순간까지
순진무구한 아이의 웃음을 빌려
응석 부려볼 수 있음도
그 응석 받아주는 이도
당신입니다.
언제나 말없는 기다림으로
믿음을 주고
혼자라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마다
가만히 찾아와 벗이 되고
의지가 되어주는 이
여린 마음에
고운 꿈 익어가던
그 어느 날
슬며시 가슴에 자리한
당신입니다.